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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TOEFL iBT - Home Edition 후기

 서론

사실 이 포스팅은 TOEFL iBT - Home Edition 후기를 가장한 토플 공부 한탄글입니다.

 어쩌다 TOEFL

10월 말, 갑자기 TOEFL을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길게 준비할 마음이 없었기에 11월 말을 목표로 토플 공부에 돌입했습니다. 토플을 응시하는데만 30만원이 들기 때문에 응시료말고는 다른 부분에 큰 돈을 들이고 싶지 않아서 학원은 따로 등록하지 않고 독학으로 공부를 진행했습니다. 일단 저는 Apple Document나 Medium을 통해서 영어를 자주 접하긴 했지만, 나의 소중한 친구 Papago가 다 번역해주었기 때문에 영어 Reading 능력이 전혀 상승할 일이 없었을 뿐더러 Listening, Speaking, Writing 영역 모두 제가 평소에 차근히 준비하지 않았던터라 기본기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단어 기본기를 다지다가 다져진 나

뭐부터 시작해야하지 막막하던 그 때, Day5 이후로는 어떤 흔적도 남아있지 않은 Vocabulary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단어를 알면 한글자라도 더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에서 단어 공부를 빡세게 진행했습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이 단어장입니다.
15일동안 하루에 Day2 단위로 단어를 외웠습니다. 단어를 외워도 들으면 무슨 단어인지 못 알아먹을 것이 분명해서 해커스 보카 어플을 따로 다운받아서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잘 못알아듣긴 했습니다. 문장에서 쓰이면 또 다르게 들리더군요.
아무튼, 15일이 지나고 다시 Day1를 펴서 봤는데 모르는 단어가 3분의 1정도더라구요.
잔뜩 화가났나봅니다.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습니다. 토플 Reading 지문을 보니 모바일 장치를 사용해서 공부를 하면 손으로 쓰는 것보다 장기 기억에 덜 남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책을 보면서 정성드려 공부했습니다. 그래도 3분의 2는 아는거라는 마음으로 5일 단위로 외웠던 거 같네요. 하루에 총 2시간정도 단어를 외우는데 사용했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공부하는게 맞나 싶기도 하고 내가 정말 그 단어를 외워서 답할 수 있는건지 그 단어가 있는 위치를 외운건 아닌지 헷갈릴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가끔 지문에 등장한 단어를 이해하는 저를 보며 간간히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੭˙ ˘ ˙)੭
단어장을 어느정도 외우고 나서부터는 Day1부터 30까지 매일매일 또 보고 또 봤던거 같습니다. 그렇게 안하면 외웠던 단어를 하나라도 잊어버릴까 싶어서 그랬던 거 같네요. 마지막에 부록으로 있던 토픽별 단어집은 2번정도 훑어봤습니다. 깊게 보진 않았습니다.

문법과 그냥 다진 나

단어를 외우면서 TOEFL Reading, Listening, Speaking, Writing Basic 책을 봤습니다. 책 4권을 살 돈을 아끼기 위해 원래 가지고 있던 4년된 깨끗한 Basic 책으로 공부했습니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하루에 Week 1씩은 풀자는 마음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그 덕에 Reading 진도만 빠르게 나갔습니다..^_ㅠ
공부를 하다보니 문법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특히, Writing에서 작문을 하려고 보니깐 문법을 제대로 모르고 멋대로 작문을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책을 한 권 샀습니다.
시간이 촉박했던터라 오랫동안 문법을 잡고 있을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3일동안 빠르게 한 권을 끝냈습니다. 하루에 10시간을 문법 공부만 했습니다. 아직도 전치사를 어떤 상황에 어떻게 쓰는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기본적인 토대는 만들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전체적인 문장 구조나 성분들을 이제야 좀 깨닫는 기분이었습니다. 고등학교 허투루 다녔다..

얼렁뚱땅 토플 준비

열심히 토플 준비를 하고 있던 11월 중순 갑작스러운 채용 공고들로 지원서를 쓰게 되었습니다. 토플도 토플이지만 얼른 취업을 하고 싶었기에 지원서 작성 + 코테 준비로 11월 중순에서 12월 초까지 토플 공부 시간이 하루에 3-4시간정도로 줄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시험 날짜도 미뤄졌습니다. ^^..
4년전 시험장에서 다른 사람의 Speaking 소리에 Listening를 제대로 못들었던 기억이 나서 Home Edition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치팅 문제가 있을 수 있다보니 여러 가지 고려할 점들이 많았습니다.
감독하는 카메라로 문이 보여야 한다고 하길래 책상 위치도 옮기고, 종이에 노트테이킹을 못한다는 조항이 있어서 급하게 다이소에 가서 화이트보드를 샀습니다. 이때가 딱 시험 8일 전이었던 거 같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남은 8일동안 실전 연습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책으로 공부를 하다보니 컴퓨터로 진행되는 실제 시험이 어떨지 가늠이 전혀 안되더라구요.
웰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수소문을 한 끝에 테스트글라이더 라는 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실제처럼 테스트도 가능하고 테스트 점수도 AI 채점을 통해서 바로 나옵니다. 실제랑 동일한 느낌으로 점수를 주는진 모르겠습니다만, 실제 테스트를 보고 나니 프로그램의 모양새라던가 세세한 부분이 실전이랑은 달랐던 거 같습니다. 테스트글라이더 7일짜리가 있다고 하던데 저는 아무리 찾아봐도 한달 멤버십 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걸로 등록하고 첫 시험을 봤습니다. 처참했습니다.
처참
점수가 2019년에 봤던것과 유사해서 한 달 반정도 뭐했나 싶고.. 시험보고 나서 아무것도 안하고 드러누웠습니다. 테스트글라이더 후기보면 다들 쉽다던데 저는 저런 점수를 받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컴퓨터로 처음 진행한 시험이라 익숙하지 않아서 저 점수를 받은 것 같아 다음날 다시 한 번 시험을 봤습니다. 종이가 아니라서 쫄았던 거 같습니다.
덜-처참
하지만, 절대 올라가지 않는 스피킹, 라이팅 점수를 보며 뭔가 지금까지 외운 템플릿이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이틀동안 Speaking, Writing 영역만 팠습니다. 테스트글라이더에서 제공하는 Speaking, Writing 문제들을 주구장창 풀고 모범 답안을 많이 참고했던 거 같습니다. Writing은 모범 답안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라던가 문장 구조로 다양하게 글을 작성하려고 했더니 금방 좋은 점수를 주더라구요. 그냥 테글 AI만 점수 잘 주는 걸수도.. Speaking은 사용할만한 문장을 외워도 당황하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서 그냥 최대한 많이 받아적고 꽉 채워서 이야기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문장 형식 잘 갖춰서 말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할 수 있는 말을 최대한 했던 기억밖에..

눈물의 7일

이틀동안 Speaking, Writing 영역을 열심히 파고나서 봤던 테글 시험 점수는 이랬습니다. 전보다 점수가 올랐습니다. 그냥 저걸 점수로 줬으면 좋겠네요..
매번 시험때마다 화이트보드를 사용해서 시험을 봤습니다. 화이트 보드를 지워야 하는 타이밍이라던지 이런게 익숙해져서 실제 시험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TOEFL - Home Edition 후기

여기서부터 진짜 TOEFL - Home Edition 후기입니다.
저는 오후 12시 시험이었기 때문에 일단 아침 7시에 일어나서 테스트 글라이더 시험 하나를 풀었습니다. 시험 풀고 나서 남은 2시간동안 책상 위 정리 및 눈에 거슬릴만한 물건은 다 치운 것 같습니다. 벽에 붙였던 사진같은거도 다 떼고 일부러 뒤에 보이는 책같은 것들도 안보이게 치웠습니다.
정리가 끝나고 노트북 설정을 좀 진행했습니다. 일단 토플에서 준 링크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다 깔아두고 장치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전부터 RAM 용량 부분이 항상 문제가 있어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체크를 했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응용 프로그램들을 모두 껐습니다. 아예 강제 종료 시키고 알림이 오지 않게끔 방해 금지 모드까지 설정했습니다. 혹시나 몰라서 언어 설정도 다 영어로 바꿨는데, 그분들이 원격 설정하면서 추가적으로 보는 설정들이 있어서 애초에 영어로 해두시면 서로 편할겁니다.
12시가 되고 토플에서 이메일로 보내준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깐 시험을 시작할 수 있는 버튼이 활성화되어있더라구요. 눌러서 얼굴 사진 및 신분증(여권) 사진을 찍었습니다. 무슨 프로그램 하나를 더 다운을 받았는데, 감독해주시는 분들이랑 연결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저는 설정 다하고 프로그램 실행하고 감독 배정이 되는데까지 4-5분정도 걸린거 같아요. 12시에 들어가서 12시 11분정도 되어서야 감독관이랑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하고서도 원격 조종 권한이던지 그런 설정때문에 감독관이랑 연결이 끊기기도 하고 그럽니다. 프로그램이 알아서 새 감독관을 배정해주니 놀라지 마십셔.
감독관님께서 여권을 한 번 확인하시고 화이트 보드 보여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 노트북을 핸드폰 셀카 모드로 보여달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셀카 모드로 보여드리고 핸드폰을 저 멀리 두는 거까지 확인 받았습니다. 그리고 방 전체 스캔이 시작됩니다. 15인치 맥북을 둥가둥가 들고 위아래로 보여주는데 팔이 정말 너무 아팠습니다. 개인 웹캠이 따로 있으시다면 여러모로 편하실겁니다..^_ㅠ
전체적인 확인이 끝나니깐 시험 프로그램을 가동하는데 아까 말한 RAM 용량 부분이 이번엔 문제가 있는걸로 뜨더라구요. 당황해서 눈알을 굴리고 있으니 원격 프로그램으로 알아서 해결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감독관님이 시험 프로그램 켜주시고 시험 잘보라고 해주신 뒤에 시험이 시작됩니다. 제가 Reading할 때 화면이 잘 안보여서 화면 각도를 조금 뒤로 젖히니깐 어깨가 보이게 카메라 조정하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정말 잘 감독하고 계시구나 싶었습니다.. 그 뒤로는 시험 끝날 때까지 아무 말도 안하셨습니다.
전반적으로 시험장과 비교했을 때, 혼자 있다보니 집중이 잘되고 Speaking할 때도 틀린 답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Listening이었습니다. 제 늙은 인텔 맥북이 쉬지 않고 이륙하는 비행기 소리를 내며 소리를 틱틱 끊어 먹어서 참으로 애를 먹었습니다. 한번은 소리는 나는데 문제가 늦게 나오는 때도 있었습니다. 제 노트북이니 바꿔달라고 하지도 못하고… 이런면에선 그냥 알아서 준비해주는 시험장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결론은 장비가 제대로 갖춰졌다면 시험장보다 낫다. 아무튼 만족합니다. ˙ ˘ ˙

 TOEFL 마무리

한 달 반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영어 공부를 했던 거 같습니다. 일부러 한글로 된 노래 안들으려고 Podcast로 10분정도의 영어 에피소드같은거 듣고, Ted Talk Edu 채널 유튜브도 많이 봤던 거 같네요..
이왕 한 거 영어 공부는 계속 해보려고 합니다. 토플 때처럼 9-10시간은 못하겠지만 하루에 한 시간은 영어 공부를 해볼까 싶긴한데 일단 지금은 개발 공부가 너무 하고 싶기에..
일단 토플을 떠나보내봅니다. 아디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