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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수습) 3개월을 회고합시다.

 회고를 시작하며,

매달 회고를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K-약속처럼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3개월동안 출퇴근을 하며 지하철에 모든 힘을 빼앗겼고 집에 와서 블로그를 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에 근 3개월동안 아무것도 쓰지 못했노라 변명하겠습니다.
하지만,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고 WWDC24도 나왔기 때문에 이번 회고와 함께 블로그 글을 다시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아자. 아자.
2024년 3월 운 좋게 회사라는 새로운 조직에 들어갈 수 있었고, 6월 초에 3개월 수습을 마쳤습니다.
3개월동안 그 공간에서 머물면서 새롭게 느꼈던 것들도, 배웠던 것들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것들을 그저 흘려보내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회고를 통해 글에 담아두려 합니다.

 NOW, 지금 나는

하나를 주면 하나를 잘 해내는 팀원

입사 전에 그런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신입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하나를 시키면 하나를 잘 해내는 것
하지만, 입사 초반의 저는 하나 이상을 잘 해내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신입으로 들어 왔지만 하나를 주면 셋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해보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알고보니 이세계 천재 개발자였던 나”를 꿈꾼게지요.
그러다보니, 제가 하는 일이 가지고 있는 중요도에 비해서 많은 시간을 자질구레한 일에 투자했습니다.
단순히 UI 위치만 변경하면 되는 일인데 괜히 다른 부분에 빠져서 이래 저래 시간을 많이 뽑아 먹은 거지요.
결국, 입사 첫 주에 연장 근무를 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그래도 “이세계 천재 개발자?”를 꿈꾸던 저는 “연장 근무를 하는 나”를 오히려 뿌듯해하며 자신을 기특하게 여겼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사수님께 질문을 드렸습니다.
“제가 주어진 일 이외 문제에 대해서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거 같아요. 제가 어디까지 해야 하고 어디는 하지 말아야 하는지 결정하는 게 너무 어려워요. ㅇㅇ님”
그 때, 저한테 이렇게 답변을 주셨습니다.
“일정 산정을 잘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장님이 계신거예요. 모든 걸 혼자서 결정하려고 하지 말고 이런 문제가 생기면 팀장님한테 여쭤보세요. 윤아님의 시간은 회사에선 돈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에선 제 시간이 나에 대한 투자고,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이라면,
실제 돈을 버는 회사 프로젝트는 제 시간이이라는 걸 그 말을 듣고 깨달았습니다.
제가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며칠이고 그 문제를 붙잡고 있을 순 없다는 말입니다.
요즘 저는 하나를 잘 해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하나를 해내는 것이 참 어렵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잘 해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 제 시간의 중요성을 압니다.

얼리어답터

이럴 때 사용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근 저의 추구미얼리어답터입니다.
얼리 어답터(영어: early adopter, lighthouse customer)란 남들보다 신제품을 빨리 구매해서 사용해야 직성이 풀리는 소비자 군을 일컫는다. 영어 단어 early(빠른)와 adopter(채택하는 사람)를 조합해서 만들어낸 말이다.
WWDC24가 나온 지금, 저는 누구보다 얼리어답터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3개월동안 저는 신입 개발자로서 나는 이곳에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참 많이 했었습니다.
그에 대한 가장 적절한 답변은 새로운 기술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입니다.
현재 저는 팀에서 가장 연차가 적은 개발자입니다. 이제 3개월을 겨우 넘겼습니다. 응애.
3개월을 겨우 넘긴 개발자가 최소 2년을 그 바닥에서 구른 개발자에게 무엇을 알려줄 수 있을까.
아마 갓 나온 따끈한 정보일 겁니다.
요즘 갓 나온 따끈한 정보를 가장 따뜻할 때 전달하기 위해서 고군분투 중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왕복 2시간 30분동안 열심히 WWDC24 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개발 시간 틈틈이 짬을 내서 WWDC 영상 정리하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정리한 문서를 공유하면 다들 열심히 읽어 주시고 질문도 해주시는데 그 속에서 또 배우는 부분들이 있어서 요즘은 기술 정리하는 작업이 제일 재밌는 거 같습니다.
Testing 관련 영상을 보고 XCTest로 작성되어 있는 테스트 코드를 마이그레이션하는 작업도 최근에 진행했었는데, 작업물에 대해서 좋은 피드백을 주셔서 여러모로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팀원분들이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 거리낌 없이 받아들여주셔서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WWDC 정리가 완료되고 나서도 새로운 정보를 가져올 수 있는 팀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

 BUT, 부족한 나

질문이 무서워요.

3개월동안 가장 힘들었던 건 다른 부서와의 협업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그렇게 여러 번 협업을 했었지만, 다 말짱 도루묵 이었습니다.
말짱 도루묵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먼저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입사하고 한달 가까이는 무언가를 질문해야 할 때 사수님을 애타게 찾았습니다.
“이렇게 질문해도 될까요? 저렇게 질문해도 될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뭘 고민했나 싶지만, 괜히 무서웠던 거 같습니다.
사실 아직도 다른 부서에 질문할 때, 많이 망설입니다.
“내가 조금 더 찾아보면 답을 찾을 수 있겠지? 괜히 다른 분 시간만 뺏는 거 아니야?”
이 생각이 머리 속에 들면서 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대한 답을 찾고 있습니다.
질문만 하면 되는데 말이죠.
제 스스로 생각해봤을 때, 제가 자꾸 소극적인 태도가 되는 이유는 잘못된 질문으로 질책을 받고 싶지 않아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잘못된 질문을 한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을겁니다.
제 망상이 만들어 낸 공포일 뿐이지요.
아무튼 다시 회고를 하는 그 날엔 질문 폭격기가 되어 있었으면, 편하게 질문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더 노력할 생각입니다. 아자.

갓생 재개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술말고는 3개월동안 스스로 찾아서 배운 게 없습니다.
왜 그랬냐고 물어보신다면,
1.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길어서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2.
회사만 다녀오면 몸이 녹초가 되어서 집에서 무언가를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3.
남은 시간에는 사이드 프로젝트 개발을 진행해야 해서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다녀와서 공부를 한다는 건 저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내일의 출근을 위해서 일단 쉬어야 했거든요.
하지만, 개발자는 계속 공부해야 하는 직종이라는 걸 압니다.
그리고 2023년에 써둔 목록들을 이루기 위해선 6개월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큰일)
흐린눈..
이전의 페이스를 되찾고 블로그 열심히 쓰기 모드에 돌입할 생각입니다.
아니 돌입합니다. 아자. 아자!

 THEN, 앞으로 나는

1.
질문할 줄 아는 사람
2.
지식 습득 멈추지 않는 사람
3.
지식 공유 멈추지 않는 사람
3개월 뒤에 나를 돌아 봤을 때, 위의 세가지 내용에 충족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6개월 뒤에 나는 거리낌없이 질문할 줄 알고, 지식 습득과 공유를 멈추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 부분들이 현재는 많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앞으로 성장할 날들이 있으니 부족한 부분들도 필요한 것 아니겠어요..?
3개월동안 메꿔서 돌아오겠습니다. 그동안 또 부족한 부분들이 생기겠지만요.
인생은 쉽살재빙(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입니다.
아무튼 6월 목표: 블로그 글 좀 쓰기